그 남자는 멀리서 이사 왔다고 했다.
키도 크고 얼굴도 그런 데로 잘 생겨 보였다.
그런데 그 여자는 키고 작고 동그란 얼굴에 땅딸막하게 생겼다.
민석이, 그 애는 그 남자에 장남 이였다.
동생들이 다섯이나 되었다.
민석이 그 애는 막내 동이를 늘 처녀 포대기에 둘러서 업고 다녔다.
여자애들이랑 같이 소꿉놀이도 하고 나물도 뜯으러 다녔다.
조그만 몸에 막내 동생을 업고 뒤뚱대면서..
이마엔 땀을 삐질삐질 흘렸다.
막내 동생은 흘러내리듯이 업혀서 고개를 옆으로 떨군 채 잠들어 있곤 했다.
그런데 그 남자, 툭하면 그 여자 얼굴에 시퍼런 멍자국을 만들어 놓는다.
가실만하면 또 만들어지는 멍,
어린 가슴에 저러면서 어찌 아이는 다섯이나 낳았을까 궁굼 했다.
그런데 그 남자, 알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렇게 사흘이 멀다 하고 패는 아내가 아이를 낳으면 아무리 바쁜 농번기일지라도
한 달을 들여 앉혀놓고 산후조리를 해준다고 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 참 많은 듯 했다.
평상시에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아내 몸을 학대하고 온갖 골병 다 들지 않았을까
싶은데 한 달이라는 시간을 몸조리 시켜 준다는 것이 ... 아무튼 그렇게 이상한 부부는 몇 년 살지 않고 울산이라는 곳으로 이사를 간다고 떠났다.
모르겠다. 지금 이 시점에서 그 남자 그 여자 삶이 이해가 되는 것도 같고
아직도 영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분명한 것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삶이 다르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해 살고 있을 것 이라는 것,
* 하늘빛이 회색인 날에.. 옛사람들을 떠올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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