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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 소설

목탁 치는 노숙견(犬)[5]

by 꽃밭재꽃무리 201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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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탁 치는 노숙견()

 

                                                                  白雲김주선            

 

그가 너털웃음을 웃는다. 발톱 끝에 빨간 매니큐어가 조금 남아있다. 발톱에 매니큐어를 바르고 머리에 염색을 하고 그녀의 가슴에 안겨 다니던 꿈같던 시절이, 참으로 비교된다. 깊어가는 가을, 그가 벤치에 우두커니 앉아있다. 옆에 웅크리고 앉아 멀거니 쳐다보는  내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손길은 따스하지만 두 눈엔 금방이라도 흠뻑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슬픔으로 가득하다. 툭, 마른 잎 하나가 그의 어깨위로 내려앉는다. 떨어질 듯 매달려 있는 마른 잎을 멍하니 쳐다본다. 어쩜 힘겹게 매달려있는 나뭇잎이 그를 닮았다고 생각한다.

“넌 사는 게 어떠니? 나를 만나기 전 너에 삶은 어땠니?”

 “…….”

그에 눈에는 외로움이 가득하다. 먼 그리움에 몸서리 치는듯하다.

그렇게 하루 해를 보낸 그가 나뭇잎을 긁어 모아 자리를 하고 그의 품에서 잠든다. 날씨가 상당히 추워진다. 비록 하루에 한 끼 이지만 굶지는 않는 지금, 그런대로 행복하다.

 

겨울이 다가오고 유난히도 춥던 날부터 그가 쿨룩쿨룩 기침을 하기 시작한다. 첫눈이 내리고 사람들은 기쁨에 들떠 거리로 나서는데 그는 지하도 한쪽 구석에 자리하고 눕는다. 그러더니 며칠 째 일어나질 못하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몹시 아파 보이는 그가 챙겨주지 않으니 배가 고프다. 어떻게 하면 주린 배를 채울까 생각하며. 어슬렁어슬렁, 거리로 나오니 저 만큼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다가가보니 누군가 노래를 하고 사람들은 그 앞에 돈을 놓고 간다. 싫다는 몸뚱이를 이끌어 사람들 앞에 서보니 제법 용기가 난다. 앞발을 들고 걷기도 하고 빙글빙글 돌아도 본다.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 든다. 돈을 놓는 사람도 제법 된다. 빙글빙글 도는 동안 그녀의 얼굴이 아른거린다. 착한 그녀는 그 불편한 발을 가지고 어찌 살고 있을까, 몹시도 절룩대며 뛰어나가던 그녀의 모습이 생생하다. 그녀에게서 배운 춤을 지금 추고 있다. 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가 들렸다.

“귀엽다. 그런데 너무 지저분하다.”

“아마도 집 나온 강아지일거야 버림받았거나”

툭, 낙엽처럼 눈물이 떨어진다. 남자 앞에 놓인 바구니 안에는 지폐와 반짝이는 동전이 쌓여간다. 노래를 끝낸 사람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마치 그녀가 그랬던 처럼 ...

“고맙다, 너 때문에 수입이 훨씬 많구나, 수고 했으니 먹을 것 좀 사 주마,”

노래하던 사람이 포장마차에서 핫도그를 몇 개사서 봉투에 담긴 채로 앞에 놓아준다. 내가  뭔가 해냈구나 뿌듯한 마음으로 그를 향해  달렸다. 누워있는 그에게 핫도그를 들이댔다.

“맛있겠구나! 어디서 났니. 배고프지? 너 먹어라,”

그는 마치 삶을 포기한 사람 같다. 거지 중에 상거지라며 너털웃음을 웃던 그는 어디에도 없다. 그가 눈을 감아 버리고,눈물 서러움 반으로 핫도그 하나를 먹고, 남은 핫도그를 잘 챙겨놓고 그의 품으로 파고든다.

광장 한쪽에 수북하게 쌓인 나뭇잎만큼 겨울이 깊어가고 가져다 놓은 봉지 속에 핫도그가 얼어서 대글대글 소리가 난다. 아무것도 입에 대지 않은 그가 기침 때문에 밤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하던 밤, 그의 품에서 안타까움으로  잠깐 잠이 들었는가 보다. 몸이 떨려와 눈을 뜨니 그에 품이 싸늘하게 식어 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이봐요, 이봐요 일어나요!

제발 좀 눈을 뜨고 바라다 봐 주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맘으로 그를 툭툭 건드려 깨워 보지만 그는 다시는 눈을 뜨지 않는다. 망연자실(茫然自失) 그를 바라보자니 눈물이 난다.  사람들이 데려가고. 또 다시 혼자가 되어서 걷는 길은 참으로 쓸쓸하다. 걷다 보니 언젠가 버려진 바닷가다. 한적한 갯바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니. 끝없이 밀려오는 물결, 그 맑은 물속에 노는 물고기들이 참 자유로워 보인다. 가끔씩 갈매기가 물고기를 향해 자맥질을 하고 따사로운 햇살에 슬그머니 눈이 감긴다. 가물가물 감겨가는 눈에는 물속에서 노는 작은 물고기가 보인다. 하얀 비늘을 반짝이며 지느러미를 살랑대며 마치 잡아보라는 듯 약 올리듯 눈앞을 왔다 갔다 한다. 비실대며 일어나 물가로 바싹 다가가 봐도 여전히 물고기는 촐랑대고 있다. 생각해보니 배도 고프다.

 

‘에이 저놈을 그냥.’

한 입에 잡아먹을 요량을 하며 살금살금 다가가서. 갯바위에 엎드려 발로 물고기를 두어 번 놀려본다. 아는지 모르는지 작은 물고기는 여전히 요리 갔다. 조리 갔다. 반복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잡아먹을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저 잽 싸개 덮썩 물어 버리는 수밖에 없다. 뱃속에서 급해 졌나 보다 꼬르륵 대며 성화를 부리기 시작한다. 앞에만 와봐라, 벼르고 있는데 보란 듯이 눈앞에서 살랑대는 물고기,

‘이때다.’  

덮썩 무는 순간 몸에 균형을 잃고 물속으로 철버덩, 본능적으로 다리를 움직여. 수면위로 올라와 보니 파도에 제법 밀려나 있다. 그 정도야 헤엄치면 나갈 수 있는데.  동안 살아온 날들이 스친다. 그리 길지도 않은 생, 참 먼 길을 걸어왔다는 생각이다. 며칠 전 보네 버린 그도, 지극하게 예뻐 해주던 그녀도, 모두 옆에 없다는 생각을 하니 사는 게 허망하고 참 부질없다. 움직이던 다리에 힘이 풀린다. 스르르 가라앉는데 잡아 먹으려 마 했던 물고기는 여전히 눈앞에서 알짱거린다. 내려 갈수록 차가운 바닷물이 묵직하게 숨통을 조이고, 조금씩 감겨지는 눈, 몸은 물속으로 가라 않지만 하얀 물방울은 수면위로 올라간다. 물방울이 올라간 곳에는 햇살이 반짝이고 비구니스님의 얼굴이 출렁인 것 같다. 파란하늘이 눈앞에 있다. 꾸역 꾸역 ..  짠물을 토해내는데,

" 괜찮은 게야? 에후  추워라, 덕분에 추운 겨울에  목욕 했잖어. "

언젠가 발목을 물어 상처를 냈던 , 부르르  젖은 몸을 떨었다.  아직은 물기가 있어 촉촉한 그의 털이  뽀송하니 제법 멀쑥해 보인다.

부르르 물기를 털자 맑은 목탁소리가 귓가에 사정없이 내려 않는다 .

 또르르 딱, 또르르 딱, 또르르 탁탁..

"이제 정신이 드나? 뽀사시 하니 이쁘네?"

".."

"따라온 고프제?"

어구적 어구적,  뒤따라 걷다 보니 설움이  복받친다.

"여기 있다가 내가 뛰면 힘껏 튀는 거야!"

그가 슬금슬금 북적대는  사람들 틈새를 비집고 간다.

"어쩌려구!"

생각하며 마음을 조리는데..

"저놈의 개새끼!!! "

주인의 악다구니를 등에 업고 그가 냅다 튄다.

깜짝할 사이  뽀얀  닭을  물고  튀는 그를 쫓아 정신 없이 따라 뛴다.

처음으로 먹은 생고기가 씹어 넘기지 못하고 비릿한  내음이 속이 느글대기는 하지만 든든하게 배도 채우고 소금물이라 버석 대긴 하지만 오랜만에 씻어낸 몸이 날아 갈듯 가볍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어느새 훈풍이 불어온다. 들녘엔  파란 풀이 돋고 꽃들이 다투어 피고,.날이 갈수록 그를 닮아가는 새봄이 들녘을  놀다 발견한 허름한 빈집, 비바람을 막아줄 그럭저럭 살기엔 괜찮은 곳이다. 그는 날마다 새봄에게 사냥을 가르친다. 들쥐도 잡고 수풀에 숨어있는 개구리도 찾아내던  어느 ,  노부부가 작은 보퉁이를 들고 찾아 든다. 그들이 무서워 몸을 숨기고 살펴보니. 아주 눌러 앉아 살려고 사람들이 란걸 쉽게 있다.  아침이면 그들이 일어나기 전에 집을 빠져 나와 저녁 늦게야 슬며시 부엌 켠에 자리를 잡고 잠들곤 한다.

"에구,  여기 손님이 있었네,  여보  이리 와봐요"

깜짝 놀라 눈을 뜨니 ,그날따라 일찍 일어난 할멈이 할아버지를 불러댄다. 

행여 새봄이 잘못될세라,  그가 이빨을 드러내며 할멈을 노려보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손님이라니  무슨 말이요 ?"

" 얘들 봐요,  가족인가 보네 아주 귀여운 녀석들이네,  그런데  언제 부터 여기 있는 걸까요 ?"

"아니,  어쩜 우리보다  얘들이 주인인지도 모르겠소,  여길 봐요  오래 부터  터를 잡은 흔적이 영력 하잖소."

할아버지가 켠에 움푹  만들어진  둥지를 발견한다.

" 동안  어찌 우리가  몰랐을까요"

"아마도  새벽에 나갔다  밤늦게야 들어 게지 "

"녀석들 동안  무얼 먹고 어찌 살았누! " 

"그러게 말이요 이젠 우리가  돌보아 주어야겠소. 우선  밥이라도 따스하게  먹여 봅시다"

할멈이 내어준 밥은 따스하고  부드럽다. 얼마 만에 먹어 음식인가. 처음에는 노부부를 견제하던 그도 그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고분고분 먹고 있다.  여기저기  무너져 내리던  집은 할아버지의 손에  말끔하게 수리가 되고 새봄은  할멈의 치마폭에 감겨가며 재롱을 부린다. 살아 볼수록  마음이 따스한 부부라는걸 알게 한다.  계절이 여러   바뀌고 새봄은 어엿한 어른이 되고 그의  귀밑은  하얀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 더불어 노부부의 모습도 어느새 훌쩍 늙어 있다.언제 부턴가 할아버지의  건강이 심상치 않다.날이 갈수록  여위어가고 기운이  떨어져 가는  모습이 아픈 기색이 역력하다. 할멈의 얼굴에도 수심이 늘어 가던 , 부부의 방에 귀를 기울이던 그가 와서 들어 보라고  눈짓을 한다.

" 먹어 줘야 한다는데 .. 보신에는  개고기가 제일이라는데 그것을 먹을 돈이 없으니."

"에끼!  사람아  그런 소릴  하덜  마오,  행여 밖에  얘들  들을라, 기운 내자고  지금껏 금기한 개고기를 먹을 없소  더욱이  정을 주고  돌봐주던 애들이 아니요,"

"얘들을 어쩌자는 아니고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서  돈으로  사서 먹으면  되겠다는 말이지요."

"아니 말이요.  저희 종족을 먹은 것을  얘들이 알면 ..  그런 싫소  이제  살만큼  살았소,"

"어찌 당신은 당신 생각만 하나요? 생각은  조금도 하우?    야속도  하구먼 .."

할멈의 볼멘소리에 그가 말없이  자리로 가서 턱을 괴고 있다. 별일 없을 거라고 그를  위로 하지만 불안한 맘은 어쩔 없다.   끌려 가던 진돗개의 슬픈 눈망울이 떠오른다.  짧고 처절한 비명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할멈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릇을 들고 그의 앞에 놓는다.

'너도 많이 늙었구나, 하긴 너와  만난 세월이 어디니 ?  너나 내나  늙을 때도 되었지 , 많이 먹거라  그래야 아프지 않지'

그는 할멈의 눈길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할멈은 앙상한 손길로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하는 한숨과 함께  방으로  들어간다..

깊은 밤이면  할아버지의 기침소리가 심하게 들리고 어김없이 두런대는 소리가 문틈 새로 새어 나온다.

" 그렇게 합시다.어미와  아비개는 너무 늙어  효험이 덜할 듯하고 팔아서  고기를 사온다고 해도 믿을 없으니 ..  새봄이 가엾지만 어쩌겠어요,  우선 살고 봐야지 않겠어요,"

할멈은 할아버지를 위해  새봄을 희생시킬 생각을 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완강히 거절하고 있지만 새봄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없다.그는 말없이 고개만 떨구고  아무것도 모르는  새봄은 다리를  쭈욱    잠들어 있다.

"가엾은 새봄이.."

하루에도  몇번씩  할멈은 새봄을 물끄러미 바라다 보고  돌아가고는 한다.  소름이 돋는다 새봄이 얼마나 있을까!  끔찍한 그날을  생각하니  생각이 든다. 이대로  도망을 쳐야 할까, 그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며칠째  말이 없다. 오늘따라 그가  폭삭  늙어버렸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 떠나지요?  원래 여기가  살던 곳은 아니 였으니  어디라도 가면  곳이  있지 않겠는지.."

"그러게  며칠   생각을   보자구,    당장  새롬을  어떻게    같지는 않은데. ,"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잠시  잠이 들었는데 할멈의 발자국 소리다. 긴장으로 가슴이 오그라든다.

 

"많이들 먹거라"

오늘따라 할멈이 푸짐하게  먹을 거리를 내어준다. 것이 왔구나  !  가슴이 내려 않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새봄은 개걸 스럽게도 먹어 치운다. 그는 음식에 한입도 대지 못한다. 새봄이 음식을 먹자.  그가 자리에서 일어난다.배가 불러  늘어져 있는 새봄을  부추겨 그의 뒤를  따라간다.

'그래! 이대로  떠나면 되는 거다'

동안 부부에게 받은 사랑을 생각하면  미안한 일이지만 새롬을 죽게 버려둘 수는 없는 아닌가. 묵묵히 걷는 그의 뒤를 쫄랑대며 따라가는 새롬이 ..터덜터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놓던 그가 새롬을 앞세우고  나지막이 말을 낸다.

"아무리 우리가 금수(禽獸)라지만 이건 아닌 같아!  동안  받아온  은혜를 이렇게 버린다는 ,  어차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렇지만 새봄을 죽게 없잖아!."

"그건  나도 된다고 생각해! 뭔가  길이  보이겠지 가면서 생각 보자. "

'새봄아~새봄아!  '

할멈의 목소리가 자꾸만 뒤따라 온다.들녘은  어느새  잔잔한 봄이 흐르고 있다. 자라난 초록잎새가  바람에 하늘대고 잎새 사이사이 색색의 들꽃이 피어난 들꽃은 저마다  고운  자태로 시선을 유혹한다. 

 

'얘들아! 이것 봐라,  버들강아지란다. 복실 복실,  너를 닮았구나.  

할멈의 손에 한줌  한들거리던 노랗게 꽃을 피운 버들강아지, 할멈의 생각으로 눈앞이 흐려 오는데 그가 가던 길을 멈춘다.

"잠깐만 기다려봐!"

"어딜 가게?.."

"새롬이 배고픈   같으니 저기 저놈을 잡아야겠어,  "

 아득하게 높은 벼랑 끝에 서있는 소나무엔  청설모 마리가 앉아 있다.

"저걸 잡겠다구! 제정신이야?"

급한 소리는 들은 체도 않고 그가 벼랑을 기어 올라간다. 조심스럽지만 그가 힘이 부치는지 다리가 바들바들 떨린다.

"위험해! 내려와~,"

두루루,  발에 밟힌 잔돌이 낙엽과 함께  굴러 내리고,  잠시 움찔하는 아래를 내려다 그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고, 안간힘을 쓰며 다가간 그가  곡예를 하듯 소나무 위로 오른다. 가는 가지 끝에 앉아 있는 청설모를 잡겠다고 오르는 그의 뒤로 파란 하늘이 아찔하게 높다. 마냥  즐겁기만 하던  새봄이 어느새  숨을 죽이고 그를  올려다본다. 그런대로 순조롭게 나무 위로 올라간 그를  청설모가 눈치채고 가느다란 가지 끝으로 몸을  옮기고 한발한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 그를 마음 조이며 쳐다보자니 손과 발에 진땀이 난다. 안전하게 돌아와 주기만 바라는데 ..청설모와의 거리가 좁혀지는 순간 툭하고, 가지가 부러졌다.  !  가슴이 내려앉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벼랑을 굴러 내리는 그와 청설모, 잔돌이 튕겨지듯 벼랑 끝에서 그의 몸이 ,  소리와 함께 바로 눈앞에 떨어지고  청설모는  한번 튕겨져 만큼에  나뒹굴어진다.

순식간에 일어난 기막히고 어이없는 앞에서 어쩔 몰라 그저  바들바들 떨린다.

"그러게 위험한 일을 .."

"괜찮아!  알지? 내가   그랬는지..  한때는 거지로 살았지만, 그래도 새봄도 있고 노부부의  지극한 사랑도 받았으니 여한[] 없다. 비록 금수(禽獸) 태어났지만 얼마 남지 않은 생을 금수(禽獸)처럼 마감하기는 싫었다. 알아들었으리라 생각해,  새봄과 할아버지를 부탁해 !"

 

늘어진 질질 끌려오는 그의 얼굴이 숭고해 보인다. 할멈은  피투성이의 그를  한동안 바라보더니 새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중얼댄다. "

"그랬구나!  그랬던 게야, 미안하다!  할아버지를 위해  너를.. 생각이 짧았다.  너희들이 데려온 이유도 같구나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겠지,"

시커멓게 그을려 허연 이를  들어내던 그의 몸이 앙상한 할멈의 손끝에서 갈기갈기 찢겨 지는 ,

또르르 또르르 딱딱, 

밤새도록 귓가엔 목탁소리가 들려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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