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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2)
白雲김주선
사락사락, 옷깃을 여미게 할 때만 해도
콩닥대는 가슴에 나폴 대며 내려앉을 때도
그저, 철없는 아이처럼 뛰어들고만 싶었다.
굳이 만져보지 않아도
매몰차리만큼 차가울 것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변명조차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너무 한다
정신없이 퍼부어 대지를 휘감아 놓은 체
결국은 제풀에 꺾여
갈팡질팡 나뒹굴며 질퍽인다.
제아무리 기세등등 흩날려도
때가 되면 흔적 없이 사라질 것이면서
빨간 잎사귀 몇 개 매달고 있는 안쓰러운 단풍나무 아래
덩그러니 떨고 있는 자동차 바퀴에 매달린
고드름마저도 녹아내리는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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