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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 그여자(일상 이야기)

뒷다리도 예쁜 여자

by 꽃밭재꽃무리 2013.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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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부장은 어제저녁 일을 떠올리고는  얼굴이 화끈거렸다.

= ,  나이에  무슨 ..망령이 것도 아니구. . 미스방이 어떻게 생각했을까

어쿠야! 세상에 망신이야 망신~

 

때마침  점심식사를 마치고 회사를  향해오던 안여사가  마부장을 발견했다.

=부장님! 부장니임~

방금 물에서 건져 올린 구슬마냥   방울방울  물기가 도는 안여사의  목소리가 부장님 귓가를 맴돌았지만  마부장은  소리를 듣지 뭇하고 무언가 실성한 사람마냥 손짓 발짓까지  해가며 혼자 주절대고 있다. 아니 마치  뭔가 하나 빠져버린 사람 마냥  실실 웃고 있다.

안여사는 종종 걸음으로 마부장을 쫓아갔고. 의아스런 얼굴로 그런 마부장을 불러 세웠다.

=모하세요 부장님!   불러도 듣지 못하시고..

불쑥  코앞에 나타난 안여사를 보자 마부장은 그제서야 꿈에서   화들짝  현실로 돌아왔다.

=,  안여사 ..식사는 했나요?

=,  부장님은 드셨어요? 그런데 그렇게 혼자서 중얼대셔요 ?

=그게,  그게 말이요,  하아~    .. 

이걸  얘기 해야 말아야 하나 ..잠시 마부장은 마음속으로 갈등을  했다. 망령된 자신의 행동을 들은  안여사의 반응을 예측할 없어서였다.

=뭔데요  부장님,  웃을 일이면 같이 웃고  괴로운 일이면 같이  고민해요  우리  같은    먹는 식구 아닌가요?

말이라도 예쁘게 하는 안여사가 아닌가  무슨 말이든  여자라면 털어놓아도  같다.

=안여사!  내가 무슨 말을 하여도  이해 거지? 환갑도  돼서  망령 났다고  흉보면 안되네,!

=에효~ 부장님  무슨 말씀이셔요,  절대절대 흉보지 않을 테니 말씀해 보셔요.  무슨 일일까 무척 궁금해지는 걸요..

마부장은 그렇게 말하는 안여사를  지긋이  바라보며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연다.

=사실은 어제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음식점을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요.

=그래서요?

안여사가 바짝 호기심을  동반하며  반짝이는 눈으로  마부장의  다음 말을  재촉한다.

 

=문득  맞은편으로 시선이  갔는데 거기  너무나 아름다운 여자가 있는 거지.. 하얀 투피스에 힐을 신고 있더군. 적당히 키에  늘씬한 몸매,  정말 예쁜 얼굴은 눈에 봐도 어찌나 이쁘던지 나도 모르게  요리 죠리 뜯어 봤지만 잡을 곳이 없더란 말이요.   태어나서  그리도 예쁜 여자를 만난 적이 없더란 말이지.신호가 바뀌었는지 여자가  쪽을 향해 우아한 발걸음을  발짝씩  옮겨 놓고 있었고.    발은   일을 알고 횡단보도를 발자국씩  걸어  들어가고  여자에게  꽂혀버린 시선은  돌아올 모르고, 넋이 나간 시선 끝에서 그녀가  앞을  지나  스쳐 지나갔지,  따라간  눈길은  허리를 굽혀 그녀의  종아리에  머물고 …햐~  어쩜   딋다리까지 그렇게 예쁜지.. 

마부장은  꿈을 꾸는   지그시 눈을 감고 어제의 일을 회상하고 있다.

=그렇게 그렇게 예뻤어요? 그럼  말이라도 한번 붙여 보시지 그랬어요?

=그러게  말이요    아쉽지 뭐요,  구실은 얼마든지 있는데   길을 물어 수도 있는  것이고 …내 육십 평생에 처음 여자인데  그렇게 보네 버린 것이    아쉽단 말이지요. 후회스럽단  말이지요

=그랬군요  그런데  그럴 수도 있는 거지  그게 무슨 흉이라고 그렇게 ..고민 하셨어요? 호호호

=문제는 사무실 미스방이 ..

=미스방이 왜요 ?

=그녀의  뒷다리를  보고 있는 것을 미스방이 보았다는 거요

=어머 그래요?

=글쎄, 그녀가 앞을 스쳐 지나는 순간  같이 따라간 시선은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혀서 그녀의  종아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지 뭐요. 발길도 멈춘 말이요,       미스방  목소리  아련히 들리더군요  부장님!  부장님 깜짝 놀라  고개를 드니 미스방이 웃고 있드군요.. 하셔요~ 부장님~  하면서 ..  아이고 그러니    이게 무슨 망신이란 말이요 ..  나이에 여자  뒤꽁무니 훔쳐 보다가  젊은 아가씨 한테 들켰으니 말이요.

=어머나,  그럼 미스방이  부장님을  보았을 수도 있겠네요. 맞은 편에 계신 부장님을  이미 발견 했을지도 모르는 거군요.

=그렇다고 봐야 겠지요.  미스방도 나를 보고는 다가 왔을 것인데   그렇게 나간 모습을 보고 얼마나 웃었을까,    망신스럽고  창피하여 죽겠소! 

=그럴 수도 있는 거지요, 보았다 하여도  이해 할거에요 ..  보았을 수도 있고요 그러니 너무  신경쓰지  마셔요

=아니야  아니야!  망신스런 일이야  나이에… 그런데  말이지 안여사  여자 한번   만나면 말한 마디 붙여 거야!  ~  나이  년만  반납할 수 있다면 …아니지 이제라도 젊게 살면 되는 거야    다들 그러 잖나!  인생은  육십부터라고..

 

그런 마부장을  바라보는 안여사는 그의 마음을 조금은 같다. 속절없이 가는 세월 앞에 무너져 내리는  마음을 ..

쫓기듯  살아온 시간들. 어디를 향해 가는지도 모르고 숨가쁘게 달려온 나날들 ..마부장의  세월 속에  그토록  예쁜 여자가 없었던 것일까.. 아마도 무수히 지나쳐 갔을지도 모른다. 다만  미쳐 그녀들의 아름다움을 느껴 틈새가  없었을  것이라는..

요즘 안여사는  손주 사랑에    빠져있다. 사람들은  말했다.  자식보다  손주가 예쁘다고 .. 아무리 내리사랑 이라고는 하지만  어찌  아이보다  손주가 예쁠 있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말이  정말이었다. 아이 때엔  보지 못했던 것들을 손주는 보여 준다. 느끼지 못한 것들을  손주를 통해 선명하게 보고 느끼고 있다. 아이들도 이랬었나! 그랬겠는데  .. 보지 못하고  지나친 많은 것들, 생각해 보니 이런가 보다. 아이에게 주는 눈길보다 챙기고  완성해야 일들이 많았기에 아이가 얼마나 예쁘고 많은 기쁨을 주는지 모르고 지나쳤을  것이라는 ..마음은 한창  봄날을 서성이는데, 몸은  이미 가을속에  있다.

뒷다리도 예쁜 그녀, 세상에 무수히 많을 그녀를 이제서라도 마부장의  가을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안여사는 언젠가 오십 중반쯤 되어 보이는 여자가 친구인듯한 여인에게  하는 말을 떠올렸다.

얼마 남지 않은 세월 좀더 즐겁게  보내자고 때는 몰랐는데.. 남편이   앞서 머물던  모퉁이에  다다르고 보니

이제야 같다고 했다. 아직도 이야기 같던 순간이 어느새 세월에 밀려  앞서 걷는 남편의  발자국을  뒤쫓고 있다는 것을.. 막상  다다르고 보니 정말  허망한 너무나 많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 그녀가 여자로서의 모든 것이 끝나는 시점에서 눈가에  자글대는  주름을 만들며 허탈하게  웃으며 내놓는 마디 . 이럴 알았으면 남들 하는 바람이라도 피워볼걸 그랬나! 이렇게 허망하게  끝나는   여자의 생인 것을.. 그렇게 꽁꽁 자신을 묶어놓고 살아 왔다는 것이 조금은 후회스럽다고.. 어찌 여자의 일생에서  그것 만이 다 이겠는가  마는 .. 그녀의 마음도 이해 있을   같다고 생각하는 안여사 앞에 다시 나타난  마부장..

= 아하~   다행이네  안여사!  미스방은 어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네,  그저  내가 보여서 부른 거라고,    다행이지 뭔가 ..하하   다행이야!  그런데  여자 정말 예뻤다. 안여사?

 어린아이마냥 명랑한 부장님 얼굴엔 안도의 미소가 깃들고 손엔 얼음이 동동  있는  냉커피가 두 잔 들려 있다.

=한번만 만나면   한마디 붙여 봐야지~   여자랑  시원한  냉커피 한잔 마셔  테야! 하하하

 

냉커피의 얼음조각이 안여사의 혀에서 녹아내릴때,  마부장은 한바탕  너털웃음을 웃고 있었다.  

이름도  모르는 뒷다리까지도 예쁜 여자가 마부장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해 준것이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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