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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 그여자(일상 이야기)

대화

by 꽃밭재꽃무리 2011.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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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한 달을 보네고나니  답답하고 상한 마음 어떻게 라도 기분전환 좀 할까 싶어

선택하여 본  대화, 꼬박 4일을 대화창 수락을 했다.

말 그대로 대화를 하고 싶었다.

세상사는 얘기, 마음속에 담아둔 속상한 이야기일지라도 무슨 이야기든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이야기라면 나누고 싶었다.

평소에는 창이 떠도 거절을 하거나 그냥 닫아버리곤 했는데 ...

뜨는 대로 수락을 했다.

상대: 안녕 방가워요..^^

상대: 방가방가..

뻔한 사람, 그냥 확 닫아 버렸다. 그 사람에 목적은 환하게 보인다.

 

또 열린다. 내 닉은 누가 보아도 여성스러워 아마도 남성분들이 많이 여는 것 같다.

상대: 안녕하세요?

나 :네, 안녕하세요.

순조롭게 이어져 간다.

상대: 몇살이세요??

몇 살? 그게 왜, 아 그걸 알면 더 대화가 편하겠구나 생각하고 대답했다.

나 : 00살입니다.

상대: 서울인데 어디 사세요?

나 : 여긴 부산입니다.

상대: 우리 친구해요.

나 : 전 친구 그런 거 안 만듭니다.

(000님께서 나가셨습니다. 00님이 방장이 되셨습니다.)

나: 뭐야,

잠시 후 또 하나 열린다.

한결같은 대화.

어디세요?

몇 살이세요?

여자분 인가요?

우리 친구해요,

중년의 연인 어떻게 생각하세요?(그건 본인은 행복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상대에겐 못할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휙, 나간다.

그들은 모두 앵무새처럼 그렇게 묻고 나의 대답을 듣고 서둘러 인사하고 채팅방을 나간다.

이틀째 되는 날,

참 고마운 분을 만났다.

그 사람은 몇 살이냐고 묻기는 했다. 고향을 물었다. 이야기하다보니 같은 고향이다.

고향의 향수며 어린 시절 추억이며 군 생활 이야기까지 정말 순수한 대화, 그 자체만이었다.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그 사람은 손님이 왔다며 서둘러 나간다.

그래도 다행이야, 다 그런 건 아니구나.

이런 대화라면 굳이 채팅을 마다할 일도 아니구나, 생각해 보지만 그 사람과 끝까지 대화 한 것도 아니고 그렇게 몇 번을 대화 하다보면 자연스레 가까워지겠지 ..그리가나 저리가나 어차피 한길이다. 생각하니

누군가와 실컷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

대화창 여는 이들의 목적은 하나였다 한결같은 색,

그러나 이해는 한다.중년의 나이, 가는 세월이 아쉽고 허무함과 외로움이 밀려드는 시기

다만,  그분들이 원하는 대화는, 친구는 나와는 맞지 않은 나에겐 원치 않는 세상이란 것일 뿐,

역시 대화, 채팅이란 건, 나에겐 맞지않는다는  생각으로.

다시 빗장을 건다.

그러나 노래가사처럼 비밀은 아닐지라도

바람이 되고 싶다.

새처럼 날고 싶다.

훨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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