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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 그여자(일상 이야기)

왜그래! 왜그러느냐구?!!

by 꽃밭재꽃무리 2012.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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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이렇게 시끄러운거야!”

저녁을 먹고 컴 앞에 앉았는데 밖이 몹시 시끄럽다.

조용한 밤, 아파트 뒷마당에서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예전엔 참 조용하였는데 언제 부턴가 상가의 마트에서 탁자를 내어 놓으면서  소란스러워졌다.

내려다보는데 눈앞에 벌어지는 일이 참으로 가관이다.

언젠가 우스게 소리로 누군가 하던 말이 생각났다.

“거저 구경 중에 젤루다가 재미있는 건 불구경이랑 싸움구경이라니께~”

누군가의 싸운 뒷 담화를 내어 놓으며 그녀가 덧붙인 말이었다.

두어 개 내어놓은 탁자를 하나씩 차지하고 앉은 그들은 ..한 팀은 남자 네 명

한 팀은  혼성 여섯 명이었다. 싸움에 발단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길 없지만, 분명한건 한남자와 여자가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무언가 화가 많이 난 여자가 남자에게 부득부득 대들었다. 듣던 남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며 여자에게 다가서며 소리를 질러댄다 .

“왜 그래!!! 아 왜 그러느냐고?!!”

뒤로 밀려나는 여자는 그래도 할 말이 있는 듯 계속 신경질적으로 대든다.

버럭 대던 남자가 여자를 밀쳤다. 그 힘에 뒤로 나 뒹구러진 여자 일어나서 다시 대든다.

몇 번을 밀치고 밀리던 여자가 이윽고 남자에게 팔을 뻗었다. 아마도 짧은 머리채라도 휘어 잡을 생각인양 쭈욱 뻗어 달려들었다. 남자는 벽력같은 소리와 함께 여자를 다시 냅다 밀쳤다. 아파트 벽에 부딪히며 나자빠진 여자가 일어날 힘이 없는지 털버덕 맨발로 주저앉았다. 남자는 여자에게 난폭하게 들이댄다. 두 사람을 지켜보던 옆의 탁자에 있던 남자들이 끼어들었다.

“아 거 왜 그러십니까? 조용히 말로하십시요 거 연약한 부인을 그렇게 하면 되겠소”

그러자 여자가 억울하다는 듯이 다급하게 내어 뱉는다.

“부부 아녜요, 정말로 부부 아니라구요”

동행했던 여자둘이

“맞아요, 부부아니에요”

싸움을 말리던 남자들은 제자리로 돌아가고

뭐야 그럼 부부도 아니구, 왜 술먹다 말구 싸우고 난리야 시끄럽게 신고할까보다. 생각하는데 사태는 점점 더 심각해져 간다. 완패를 당한 여자는 마음을 다스리는지 힘이 빠졌는지 주저앉은 그 자리에서 담배를 입에 문다. 한 여자가 그녀의 나딩구는 쓰래빠를 발로 쓱쓱 밀어다 준다. 두 여자가 그러는 사이 남은 여자가 나섰다.

“아니 왜 여자를 때리고 그래욧?”

그 여자를 보자드니 도라무깡같은 몸매로 가방하나 하나 손에 들고 두발로 우뚝 서있다. 그남자에 비하니 몸집이 두 배는 된다. 왠 만큼 밀어선 넘어가지도 않을 태세다 그 남자도 만만치 않은가보다 한참을 실강이를 하면서도 난폭한 행동은 않는다. 흥분한 여자는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면서 남자에게 연신 분한 듯이 퍼부어댄다. 그러는 사이 완패당한 여자는 또다시 일어서서 그 남자에게 대든다. 그 남자 또 밀쳤다. 완전 세게 나딩굴어 졌다. 여자는 약이 올랐다 괜히 엉뚱하게도 앉아있는 다른 남자의 의자를 냅다 밀쳤다. 불시에 당해버린 남자. 옆에 기둥에 얼굴을 부딪치며 의자에 앉은 체로 쓸어지더니 일어 날줄 모른다. 또 다른 남자가 억지로 일으키려 하지만 남자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은체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당황한 여자는 잠시 주춤했다.

옆에 있던 팀들은 사태가 심각해지자 자리를 떠 버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남자의 의자를 빼어주고 일으켜 주려 애쓰는데 점잖은 목소리가 들렸다.

‘왔구나, 그래야지! ’

경찰차가 서있고 어느새 내렸는지 두 명의 경찰이 다가섰다. 조용해지고 남자는 일어날 수 없다고 엄살 아닌 엄살을 부리고 여자는 별것 아니라며 어느새 부드러워져 있다. 그러나 이미 경찰은 왔고 수습을 위해 그들은 경찰서로 ..

생각해 봐야할 문제인 것 같다.

공용주차장을 자신의 구역으로 쓰고 있는 마트주인이나 무슨 관계일지 모르지만 술을 마시면 즐겁게 마시다 갈 것이지 왜들 사우고 그러는지, 남자에게 온갖 욕설과 행패를 당하고 앉아 태우는 담배 맛은 아마도 많이 썼겠지 싶다.

22층 아파트 아마도 창마다 사람들이 내려다보았을 것을.. 자신에게는 얼마나 부끄럽고 민망했을까, 실수라도 저리 만드는 시간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경찰은 마트 사장님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엄마. 무얼 그렇게 보세요?”

어느새 들어온 딸아이가 어깨 넘어로 고개를 쑤욱 내민다.

“응, 왔니? 아무것도 아니야,”

다행이다, 어른들의 추태를 딸이 보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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