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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 그여자(일상 이야기)

흔들리던 밤, 꽝 된 남자들

by 꽃밭재꽃무리 2011.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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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꼬리를 남편에게 주겠다던 그녀, 세 번째 장어는 또 다른 남자가

노리는 것을 육박전 까지 치르며 겨우 사수하여 남편에게 먹였다.

그렇게 웃고 떠들고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네고 숙소를 잡으러 갔던 총무가 돌아왔다.

 

“근처에 모텔이 모두 차서 숙소가 없다네,”

“아니 열 시두 안 되는데 뭐 벌써 다 차, 여러 게 되던데..”

“그게, 이곳에서 제일 후진 곳이 하나 있는데 그곳만 열두시 넘으면 방이 난다네, 그나마 대실이라 나오는 거지, 거기다 잡았어,”

 

건너편 모텔의 불빛이 물결에 출렁이는 밤 호수는 아름다웠다.

호수 가득히 앉았던 철새들도 어디론가 모두 날아가 버린 강화의 밤, 타박타박 걷는 발길은 춥지 만은 않았다.

모두가 취하여 흔들리는 밤,

그들 곁에 설 수 없는 나는 조금은 떨어진 곳에서 그들을 바라 볼 수 있었다.

간간히 날리는 눈발, 얼굴에 닿은 차가움이 그리 싫지는 않다.

뭔가 모를 행복감도 있는 듯, 낯선 느낌에 젖어드는데.

한 사람이 다가온다. 아내의 필사적인 사수로 장어 꼬리를 먹은 남자다.

“이 밤이 즐겁습니까?”

“네, 즐겁습니다. 분위기도 좋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니 더욱 좋아요.”

“그렇죠? 가끔은 이런 기분도 내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늘 보는 사람과 남편과 함께 하는 시간도 이렇게 좋은데 ...”

“그렇죠, 그러니 애인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더욱 좋겠지요, 나두 몇 번 바람피우다. 걸려보긴 했지만 그 기분 참 좋더라구요,”

에고, 이 사람이 취했나보다. 하기야, 이 남자 바람핀 것 아는 이는 다 아는 이야기인데...

저만치 앞서가는 이들을 보니 가관이다. 차안 무릎 담요를 뒤집어 쓴 여자 있었다.

어쨌든 저 쨌든 즐거우면 그만인 밤이었다.

내 옆 남자도 취 할 만큼 취해서 마누라는 어디에 오는지 관심도 없나보다. 그저 친구들과 웃고 떠들기 바쁘다.

이차로 조개구이 집을 들어갔지만 조개가 영 싱싱하지를 않았다. 정성껏 차린다고 내어오지만 이미 속빈 조개 였다. 껍질만 크고 여일대로 여윈 조갯속은 주인의 수고로움에 비해 너무 초라했다. 이미 시간은 열두시를 향해 가고 남들보다 맑은 정신에 앉아 있기가 너무 힘겨워서 바람이나 쓀 양으로 일어섰다. 옆에 있던 공여사가 외투를 챙겨들고 뒤따라 나온다. 참, 평안한 밤이었다. 자근자근 작은 소리로 속삭이든 이야기 하는 그녀와 꽤나 먼 길을 산책하다보니 슬그머니 적막의 공포가 밀려온다. 되돌아 조개구이 집 앞에 다다르니 장어꼬리를 남편에게 먹이겠다는 그녀가 불같은 화를 토하며 나온다.

“무슨 일이야,?”

“저런 등신, 저 아프면 친구들이 돈들 고와서 수발 들어주나. 마누라가 하지;”

“뭔 일인데?”

“글쎄, 아저씨가 철이 덜 들었어,”

옆에 있는 이여사가 투덜거린다.

“글쎄 저 등신이 마누라 보다 친구가 더 좋다 잖아,”

“더우기 남들은 다 마누라가 먼저라는데 저만 친구가 더 좋데 이런 제길,”

웃음이 난다. 남 화나는데 왜 웃음이..

그걸 같구, 뭘, 이혼을 할망정 친구는 못 버린다는 남자도 있던 걸,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게 남자인걸,

그들은 지난밤 화해를 했을까!

걱정되는 맘은 한편으로 접어두고 피곤한 몸을 뉘이고 보니 밖에서 보기보단 숙소가 깨끗하게 잘 꾸며져 있다.

키를 반납하고 나오는데 아저씨 하나가 카운터 앞에 있다. 우리도 나오듯이 그들도 나오는 길이거니 생각했다.

내 나이 쯤 된 여인이 한쪽에선 커피를 뽑고 있었다.

“벌써 들어가?”

“뭔 말에요?”

“아니, 지금 아홉시도 안됐는데 벌써 자려고 들어간다고,”

“정말,? ”

그러고 보니 그들은 들어가는 길이었다.

아침햇살이 내려앉은 호수엔 부지런한 철새들이 날아 내리고 저만큼 다른 팀이 나온다.

“어유, 좋았나본데 돌아다보는 것이..”

남편이 농담 끝에 물었다.

“화해는 한 거야, 잘 좀 달래주지,”

“뭘, 밤에 대리해서 갔다는데xxxx년이야, 내가 이혼하지 안살아, 여직 편하게 살았지 머,”

“참, 어젯밤부터 듣기 참 거슬렸는데 그렇게 욕하면 좋아요? 맘은 안 그러면서 왜 그렇게 넘치는 건데요?”

듣다못해 한마디 했다. 남자들은 참 이상하다. 친구들 앞에서 자기 아내 아껴 주면 누가 뭐라나 더 보란 듯이 막 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생각하니 어이가 없다.

이 남자들이 아마도 돌아 버린 게야,

친구앞에서 마누라를 막대하지를 않나 욕을 하지를 않나.

“당신은 행여나 그런 일이 발생하더라도 욕은 절대로 하지 말아요, 본인만 우스워지니까,”

“내가 뭐래? 난 암말도 안 하잖어,”

흔들리던 그 밤, 내 남자의  친구 그들은 완전히 꽝 되었다.

 

 

 

  =모처럼 한가한 시간에  지난시간을 돌아보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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