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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남자, 그여자(일상 이야기)

장어꼬리는 누가 먹었나,

by 꽃밭재꽃무리 2011.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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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 내 것이니까, 누구도 손대지마,”

그녀가 불판위에서 파르르 떨고 있는 장어 꼬리를 요리죠리 뒤집어 가며

정성껏 익힌다.

모두가 제 몫은 챙겨 먹고 추가로 나온 장어, 그 꼬리

“여보, 이거 얼른 먹어 아주 맛있게 잘 익었어,”

성심을 다해 구운 장어 꼬리를 상추로 잘 싸서 남편 입에 넣어 줄 양,

건너 건너서 길게 손을 뻗은 그녀,

저만큼에서 남편은 받아먹겠다고 입을 벌리고 다가오는데,

싱싱한 쌈이 눈앞에 어른대자 날름 받아먹은 남자,

그렇게 잘 구워진 장어 꼬리는 전혀 엉뚱한 이에 입으로 들어가 버렸다.

억울하다고 팔딱대던 그녀,

또 하나의 장어 꼬리가 나오자 다시 잘 굽기 시작했다.

“이건 절대 건드리지 마, 이건 우리 남편이 먹어야해,”

“알았어, 알았어, 맛있게 굽기나 해,”

장 익어가던 장어 꼬리가 눈 깜작할 새 없어져 버렸다.

“아니, 어디 갔어. 내 꼬리~”

그제야 눈치 챈 그녀가 호들갑을 떨어가며 찾지만, 장어 꼬리는 이미 다른 사람의 입속에 있었다.

맞은 편 저 남자, 입속 가득하게 물고서 싱글거리고 있다.

“뭐야, 내 꼬리, 상현씨가 먹은 거야?”

대답도 없이 입만 우물대는 그남자,

그녀가 주방을 향해 소리쳤다.

“여기 장어 일인분 추가요,”

글쎄, 그날 그녀는 남편에게 장어꼬리를 먹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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